다시 초록불님 블로그의 한국 영화 역대 개봉성적 50위 전체 리스트를 보자.

1,000만 관객 스코어를 올렸다는 것은, 대한민국 국민의 1/4 - 1/5가 극장에서 보았다는 거다. 이는 사실상 극장을 다닐만한 사람 거의 대부분이 보았다는 얘기나 다름없다. 한국은 반년 - 1년의 장기 흥행이나 팬들의 성원에 의한 재개봉이 거의 불가능한 곳이므로, 1,000만 스코어를 올리기 위해서는 시작부터 한국 전체의 스크린 중 대부분을 먹어치워야만 한다. 그래서 [괴물] 개봉 당시 우려를 보내는 기사들은 많이 보셨을텐데...

사실 이 리스트에서 중요한 부분은 이거다.

27위.올드보이(2003) ---> 3,269,000명

기억하는 사람도 많겠지만, [올드보이]는 개봉 당시 상당한 화제거리였고, 또한 해외 영화제나 영화팬들에 의해 좋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래서 한국의 극장에서도 꽤 높은 흥행성적을 올렸을거라 여기는 이들도 많을텐데, 그런 예상보다는 훨씬 적은 숫자다. (물론 집계는 안 믿지만, 들이민 숫자라고 봐도 너무 적다.)

그렇다면 개봉 당시 분위기도 괜찮았고, 이후로도 꽤 많은 찬사를 받은 저 영화의 성적은 왜 저것밖에 되지 않을까? 해답은 같은 리스트 위쪽에 있다.

3위.태극기 휘날리며(2004) ---> 11,746,235명
4위.실미도(2003) ---> 11,081,000명


[올드보이]가 성적 좀 올리고 있을 때 [실미도]가 개봉되었고, 그 뒤를 [태극기 휘날리며]가 이었다. ([올드보이] 개봉이 2003/11/21, [실미도] 개봉이 2003/12/24, [태극기 휘날리며] 개봉이 2004/02/05. 한국영화데이타베이스 참조.) 결국 [올드보이]는 1달 정도밖에 힘을 발휘할 수 없었다.

사실 그 당시 3-4개월 가량은, [올드보이] 뿐 아니라 다른 모든 영화에게 있어서 재앙의 시절이었다. [실미도] - [태극기 휘날리며]가 거의 모든 스크린을 갖고 있었으니, 다른 영화들이 살아남을 재간이 없었던거다. 그러다보니 2004년 초중반까지 한국 극장계는 두 영화 빼고 썰렁해지는 결과를 낳기도 했고.

물론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 버는건 좋은거다. 하지만 이런건 '독점'이라고 부른다. 독점은 보통 규제가 들어가기 마련이다.

트랙백 주소 :: http://www.mrkwang-blog.com/tt/trackback/2462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