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경구의 멜로란 유오성의 멜로만큼이나 말이 안된다고 생각하는데, 그래서인지 장렬하게 망했다. 물론 설경구에게는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훌륭한(?) 전례가 있긴 했지만... 그때는 '얌전한' 캐릭터로 나와서 그나마 안전했는데, 이번에는 이미지 그대로 '터프'(라기보다 '무식)하게 나오니...

남대생(체육)이 여자랑 깨지고 쇼크먹어 군대를 가는데, 사실 그 남자를 오래전부터 '지켜보던' 여자가 따로 있었다. 그래서 이 여자가 군대 면회까지 쫓아갔는데 차마 고백 따위 못하고, 완전 잠수타며 헤어진 10년 후. 우연히 둘이 다시 만나면서 얘기가 계속된다.

10년이 지났으니 30대. 20대 초반과 30대 초반(혹은 중반)은 아주 많이 다르다. 그만큼 세상에 찌들거나 혹은 알아버렸기 때문이다. 많이 변했지요. 그래서 10년 전과는 다른 관계와 모습이 성립되는 것. 이로써 '또 다른 중년 멜로 탄생'.

그런데 엄청 심심하고 밋밋하다. 영화가 캐릭터들 자체를 다루기 보다는, 그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상이 중심이기 때문.

물론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도 주변 생활의 디테일이 극의 중심이긴 한데... 그때는 캐릭터들 모두가 얌전얌전해서 보는 맛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세상을 알만큼 아는(...) 사람들 얘기라 좀 달라진다. 뭐랄까. 그냥 고요한 바다와, 태풍의 중심부의 차이? (좀 과장하자면.)

... 사실은 설경구가 멜로 주연이라서 아웃이다, 아니 '터프(무식)한 설경구'가 멜로 주연이어서 아웃이다. 이거 뭐 [역도산] 내지 [공공의 적] 주인공(의 희석된 버젼)을 갖다 놓고 멜로만든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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